태어나면서부터 붙여진 나만의 고유한 이름표. 태어나는 순간 부모님 혹은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좋은 뜻을 가득 담아서 지어주었기에 더욱 소중하다. 하지만 살면서 항상 불리는 이름인지라 그 의미를 잊고 살아갈 때도 많다. 이번 기회에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내 이름에 담긴 뜻을 헤아려 보고, 다시 그 뜻처럼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가고자 다짐해 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물었다. 코레일에서 일하는 당신, 이름이 뭐예요?!
서울본부 서울역 송한기 역무원
제 이름은 한글 이름처럼 안 느껴지지만, 한글 이름입니다. ‘큰 그릇이 되라’라는 의미로 부모님께서 지어주셨는데요. 어릴 적에는 한자 시험 볼 때 유리했어요. 성만 한자로 쓰면 됐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이름이
‘한기’이다 보니, 겨울철에 제 이름을 알리기가 더 쉬웠습니다. 주변에서 “한기가 돈다”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고, 저 역시 이름처럼 썰렁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하. 어떤 분들은 살면서 개명을 하기도 하잖아요.
저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큰 뜻을 펼쳐라’라는 부모님의 뜻처럼 언젠가는 이름처럼 될 날을 꿈꾸거든요.
저의 또 다른 이름은 역무원입니다. 이게 제 이름으로 불릴 때랑 느낌이 참 달라요. 특히 저는 하루에 10만 여명이 오가는 서울역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역무원님!”하고 누군가가 부르면, 책임감이 생깁니다.
고객분들의 편안한 여행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구나, 친절해야겠구나 하고요. 역무원이라는 이름에는 더 무게감이 느껴져요.
전북본부 익산역 오하엽 역무원
제 이름은 한자로 여름 하(夏)에 잎 엽(葉)을 씁니다. 제가 여름 출생이라서 아빠가 여름 잎사귀처럼 튼튼하게 자라라는 뜻으로 지어주셨다고 해요. 이름이 조금 특이해서 어렸을 때부터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볼일이
있어서 관공서에 가면, 한 번에 알아 들으시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오하영? 오하연? 이렇게 되물으시더라고요. 택배도 잘 못 오는 경우가 많았고요.
그런데 보통 이름이 특이하면 바꾸고 싶어하는 경우도 봤는데, 저는 제 이름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약간 관종끼가 있거든요. 이름이 특별해서 더 특별한 느낌이랄까요. 어렸을 때는 친구들과 아이 이름은
‘오로라’로 지어야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처럼 특별한 이름을 주고 싶었어요. 물론, 제 성을 따르지는 않겠지만요.
전북본부 익산역 김수진 역무원
저 같은 경우는 엄마가 일단 마음에 드는 이름을 고르고, 뜻을 찾으셨어요. 나중에 뜻을 찾은 게 빼어날 수(秀)에 보배 진(珍)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랑 같은 이름을 자주 본 것 같아요. 일단 코레일 전북본부에도 ‘김수진’이라는 분이 한 분 더 계십니다. 그 분께 가야하는 메일이 저에게 잘 못 온 적도 있어요. 어렸을 때는 다들 한 번씩 이름을 바꾸는 상상을 하잖아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나 이름 바꾸면 뭐로 바꿀까?”라고 물어보면 수진이가 너무 잘 어울려서 생각이 안 난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바꿀 생각은 없지만, 혹시 바꿀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국인들이 부르기 쉬운 이름으로 바꿔보고 싶어요. 제니처럼요. 외국인들이 의외로 제 이름에 받침이 있어서인지 부르기 어려워하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ㄴ’자를 뺀 수지? ^^;; 상상입니다. 제 이름에 만족하며 이름값 하고 살아야죠!
전북본부 익산역 전상주 역무원
저는 서로 상(相)에 고을 주(州)를 씁니다. 부모님께서 예전에 고을을 관리하는 사람처럼, 두루두루 사람들을 잘 챙기는 사람이 되라고 지어주셨어요.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이름이라서 그런지 이름에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지금도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앞으로도 쭉 ‘전상주’라는 이름 석자에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가겠습니다.
파이팅입니다
역시 코레일 직원들 이름값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