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맛
INTRO
부산 청사포의 지명에는
‘용왕이 보낸 푸른 구렁이를 통해 고기잡이를 떠난 남편을 만나게 된다’는
뜻이 담겨있다. 2025년 푸른 뱀의 해와 잘 어울리는 청사포에서 한 해를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곁들인다면?
완벽한 시작이 될 것이다.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청사포에는 해변을 따라 조개구이집이 즐비해 있는데, 해림이네는 1994년부터 여기에 자리를 잡고 장사를 이어온 전통있는 곳이다. 오랜 전통을 간직한 데다가 바다가 바로 보이는 덕분에 평일, 주말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찾는다. 회, 모둠 해산물, 다양한 구이류 등을 팔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메인은 조개구이다. 조개구이를 주문하면 숯불을 먼저 올리고 깔끔하게 손질된 다양한 조개를 내준다. 불판 위에 조개를 올리고 타지 않게 조개를 구워준 다음 야채와 버터가 들어간 호일 그릇에 넣고 섞어 먹으면 별미다. 조금 자극적인 맛을 원한다면, 초고추장을 넣고 섞어도 좋다. 조개구이로만 아쉽다면 해물라면이나 누룽지를 주문해서 먹어보자. 든든한 식사가 될 것이다.
등대김밥은 이름 그대로 등대를 보며 먹을 수 있는 김밥집이다.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오징어채김밥, 매콤코다리김밥을 판매하는데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물론 야채김밥과 스팸김밥같은 일반적인 김밥도 있다. 하지만 등대김밥에 들렀다면 꼭 한 번쯤은 매콤코다리김밥을 먹어보기를. 입안에서 퍼지는 매콤한 코다리의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김밥만 판다고 아쉬워하지 말자. 바로 옆에 앨리스도넛과 함께 운영하고 있으니까. 청사포가 한눈에 보이는 루프톱에서 김밥과 도넛, 따뜻한 음료를 곁들이면 꽤 낭만적인 한상차림이 된다. 이 일대에서 꽤 일찍 여는 가게라서 일출을 보고 난 후 들르는 사람이 많다고. 근사한 일출도 보고, 맛있는 김밥도 먹고, 달콤한 후식도 즐기고 싶다면? 여기만큼 좋은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