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철도생활을 접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김성종 지원역무원의 마지막 출근날. 누구보다도 그를 따랐던 제천역 김정희 팀장은 그저 아쉬운 마음만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철도인으로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고, 모든 직원들에게 든든한 존재였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선배님의 앞날을 응원하기로 마음먹었다. 시작은 김정희 팀장이었지만, 이날은 사실 제천역 직원들 모두가 그간 무한한 배려를 해주신 선배님께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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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제천역
김성종 지원역무원 -
From.제천역
김정희 역무팀장
“4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결같이 같은자리를 지켜오신 선배님이 계십니다. 퇴직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을만큼, 김성종 선배님은 여전히 저희 곁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고 계십니다. 김성종 선배님은 언제나 바쁜와중에도 후배들의 질문을 허투루 넘기신 적이 없어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나 최선을대해 알려주시곤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고민이든 진심으로 귀기울여 주시는 따뜻함과 신뢰를 보여주셨습니다. 직장선배 이상의 의미였어요. 선배님의 한마디, 한마디는 저희가 방향을 잃고 흔들릴때마다 다시 중심을 잡게 해주는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선배님과 함께한 시간은 단순히 근무를 했던 시간이 아니라, 어떻게 사람을 대하고 함께 걸어가야 하는가를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선배님께서 새로운 길을 앞두고 계시지만, 저희는 선배님과 함께한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습니다. 늘 베풀기만 했던 선배님께, 이번에는 저희가 선배님과 함께 웃고, 이야기 하며,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 김정희 역무원
은퇴를 앞둔 선배님을 위해서
사보 <레일로 이어지는 행복+> 앞으로 정성스런 사연이 도착했다. 은퇴를 앞둔 선배님께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드리고 싶다는 한 후배의 사연이었다.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그리고 진심을 담아 쓴 사연에 사보팀은 제천역을 찾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천역을 찾아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짠 게 아니라 김나현 역무원이 먼저 사연을 신청했고, 그걸 몰랐던 김정희 팀장도 후에 사연을 남기게 되었단다. 두 후배가 한 선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통한 것이다.
“저는 김성종 차장님과 인연이 깊어요. 제천역을 포함해 3번이나 같은 역에서 만나 근무 중이거든요. 지금은 제가 팀장이 되었지만, 지금도 모르는 것 있으면 차장님께 먼저 달려가서 물어보고,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의지합니다. 정말 든든했던 선배님이 퇴직을 하게 되어서 아쉬운 마음에 신청하게 되었어요.”
언제나 후배들이 먼저였던 선배
제천역 휴게실 한편에 도시락이 놓이자,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들어오는 김성종 차장. “사실 이런 이벤트를 한다는 걸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말씀드렸어요. 안오실까봐서요.” 김정희 팀장의 말에 김성종 차장은 “으이그, 네가 또 일을 벌였구나”라면서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아니 해준 것도 별로 없는데, 이런 걸 준비했는지 모르겠네요.” 무뚝뚝하게 건넨 한마디였지만, 후배들은 안다. 그 한마디에 담긴 진심의 무게를 말이다.
“차장님은 사실 제천역 모든 직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셨어요. 업무적으로는 물론이고, 저희들이 지칠 때마다 티 나지 않게 늘 뒤에서 챙겨주셨습니다. 저희들 간식 사물함이 비어갈 때마다 든든히 먹고 일하라고, 늘 라면이나 과자 같은 간식을 듬뿍 채워주셨어요.” 김나현 역무원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님이었지만, 배려를 정말 많이 해주셔서 늘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정희 팀장 역시, 고마운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해에 갑자기 저를 불러서 20만 원이 든 봉투를 주시는 거에요. 전 직원이 성과급을 받는데, 신입이라서 한 친구만 못받는 상황이었거든요. 혼자만 받지 못하면 그러니까 사비로 챙겨주신 거였어요.”
후배님들, 덕분에 고마웠어요
늘 뒤에서 묵묵히 후배들을 알뜰살뜰히 챙겨온 김성종 차장. 티는 안냈지만, 후배들을 배려해 주는 그의 마음을 알기에 김나현역무원과 김정희 팀장뿐만 아니라 모든 제천역 후배들이 김성종 차장을 믿고 따랐다. 그런 선배의 마지막을 응원해주고자 오늘 저녁에는 특별한 자리를 준비했다고.
“저희 조가 17명인데요. 체육행사나 어떤 모임을 할 때도, 전원 참석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오늘 선배님 송별회를 한다고 하니까, 다들 무조건 참석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선배님이 평소 베푸신 게 많아서 그런게 아닐까요?” 저녁에도 자리가 마련되었다고 하자, 김성종 차장은 “또 뭘 준비했느냐”며 김정희 팀장에게 볼멘소리를 했지만, “있을 때 더 잘해줄 걸, 막상 마지막이 다가오니까 아쉬운 생각만 드네요”라며 속마음을 내비췄다.
그러면서도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 선배를 잘 따라줘서 고마웠다면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열심히 일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은 배워보고 싶었던 일도 다 배우시고, 좋아하는 등산도 마음껏 하시라면서 화답했다. “그리고 저희 날씨 시원해지면 꼭 같이 등산가요!”라며 씩씩하게 건네는 김정희 팀장의 말에, 아무말 없이 웃어보이는 김성종 차장. 철도생활의 마지막을 기특한 후배들과의 시간으로 빼곡히 채울 수 있어서 그의 철도인생은 그야말로 Bravo가 아니었을까. 후배들이 보내준 진심 어린 응원에 힘입어 앞으로의 인생도 막힘없이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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