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와 일반열차, 수도권 전철이 오가고 수많은 이들이 만나는 수원역. 늘 분주한 역무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네 사람이 이날은 잠시 역무실 밖으로 나왔다. 캔버스 앞에서 물감을 마음껏 쏘고, 뿌리고, 튀기는 액션 페인팅 체험에 나선 것이다. 무전기 대신 손에 든 것은 물감총. 색색의 물감까지 장전했으니, 이제 저마다의 느낌대로 쏘기만 하면 된다.
쏘는 순간, 1차전 시작
“우리 너무 하얀데요?” 흰색 페인팅 슈트에 보호안경까지 쓴 네 사람이 서로를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평소의 단정한 근무복 대신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얗게 감싼 차림. 낯선 모습이 어색한 것도 잠시, 서로의 보호안경을 고쳐주고 슈트를 살피는 손길에 벌써 장난기가 묻어났다. 몇 분 뒤, 이 하얀 옷이 어떻게 변할지 모두가 알고 있는 듯했다.
“너무 기대돼요!” 정은지 주임은 체험 전부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역 역무1팀에서 함께 근무한 지 어느새 1년이 넘었지만, 근무조가 달라 네 명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 이렇게 모두가 한자리에 모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게다가 최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로 열차 운행 중지와 지연이 이어지면서 수원역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민원과 문의, 확인과 안내가 하루 종일 반복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정은지 주임이 이번 체험을 신청한 것도 다 함께 스트레스를 풀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준비를 마친 네 사람은 물감이 가득 찬 물감총을 들었다. 신나는 음악이 흐르자 분위기도 함께 들썩이기 시작했다. 캔버스 앞에 선 네 사람은 잠시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먼저 쏠까, 말까. 아주 짧은 정적. 그 순간, 물감총의 방향은 캔버스가 아니라 서로를 향했다.
“잠깐만!”, “항복! 항복!” 파란색이 흰 슈트 위로 팡 튀었다. 곧바로 노란색 반격. 보라색이 등에 묻자 빨간색이 팔 위로 번졌다. 도망가다가도 다시 돌아서 쏘고, 맞으면서도 웃으며 반격했다. 새하얗던 슈트는 순식간에 알록달록해졌다. 비명인지 웃음인지 모를 소리, 음악 소리, 물감이 튀는 소리가 작업실 안에 뒤섞였다. 물감이 묻을수록 네 사람의 표정은 더 환해졌다. 그렇게 물감총 1차전은 순식간에 모두를 알록달록하게 물들였다.
찍는 순간, 2차전 돌입
한바탕 서로를 향해 물감총을 쏘고 난 뒤, 네 사람은 잠시 “타임”을 외쳤다. 이제 진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릴 차례. 조금 전까지 서로를 겨누던 물감총이 이번에는 각자의 캔버스로 향했다.
물감총으로 선을 만들고, 붓끝에 물감을 듬뿍 묻혀 캔버스 위로 툭툭 튕기고, 손목을 크게 흔들어 색을 흩뿌렸다. 섬세하게 칠한다기보다 색이 캔버스 위에서 뛰어노는 것 같았다. 원하는 곳에 정확히 닿지 않아도 괜찮았다. 빗나가면 빗나가는 대로 웃음이 됐고, 흘러내리면 흘러내리는 대로 그림은 다른 얼굴을 했다.
“오, 이거 괜찮은데요?”, “완전 느낌 있어요!”
본인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예상하지 못한 그림으로 변할 때마다 감탄이 터졌다. 물감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만큼, 다음 장면도 알 수 없었다. 검은색과 붉은색을 거침없이 얹으며 캔버스 위에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던 임사랑아 주임. 과감한 터치에 모두가 놀라던 사이, 그녀는 손바닥에 물감을 잔뜩 묻혔다. 그런데 목적지는 캔버스가 아니었다. 육태경 주임의 등이었다. “꺄악!” 손바닥 도장 한 번에 작업실이 다시 들썩였다. 손도장 2차전 시작. 다른 세 사람도 질 수 없다는 듯 손바닥에 물감을 묻혔다. 슈트에 손바닥 모양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웃음도 커졌다. 도망가는 사람, 뒤쫓는 사람, 결국 한 번 더 찍고야 마는 사람. 그곳은 어느새 네 사람만의 놀이터가 됐다.
우리 그림, 꽤 괜찮은데?
쉴 새 없이 장난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네 사람은 각자의 캔버스를 완성했다. 작품 앞에 나란히 서자, 조금 전까지 작업실을 뛰어다니던 얼굴에 뿌듯함이 번졌다. 정은지 주임의 캔버스에는 보라색 꽃이 피었고, 육태경 주임의 캔버스에는 노란색과 파란색 꽃송이가 톡톡 피어났다. 임사랑아 주임의 작품은 검은색과 붉은색이 만나 강렬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조재원 주임의 캔버스에는 초록색과 분홍색, 노란색 물감이 자유롭게 번져 있었다.
처음 생각한 대로 완성된 작품은 아니었다. 물감은 예상 밖으로 튀었고, 색은 제멋대로 흘렀다. 하지만 액션 페인팅의 매력은 그런 우연에 있는 게 아닐까. 빗나가면 빗나가는 대로, 번지면 번지는 대로. 네 사람은 완성된 캔버스를 바라보며 흐뭇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그림, 꽤 괜찮은데?” 조재원 주임은 “허락만 된다면 수원역 역무실에 그림을 두고 함께 보고 싶다”며 웃었다. 바쁜 하루 사이 문득 이 그림을 마주한다면, 물감총을 쏘며 웃던 순간도, 슈트 위에 남긴 손도장도 다시 떠오를 테니까. 성격도, 좋아하는 색도 다르지만 함께 있을 때 더 즐거운 사람들. 수원역 역무1팀의 오늘도 조금씩 더 유쾌한 색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날의 알록달록한 캔버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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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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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태경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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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사랑아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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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원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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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에는 예쁜 사람들만 모여 있나봐여:D
골D로져
나의 보물??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잘 찾아봐 이 세상 모든 미모를 여기에 두고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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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뻐요~~ 실물은...마음은.. 사진보다 더 예뻐요~~♡
공주
공주들 모임인가봐요~
동편대빵
주임님들 다들 예쁘셔요 ㅎㅎ 즐거운 시간 되셨을 것 같네요 !!
균
우와 주임님들 쏘 큐티뽀티
수원역 김수현
주임님들 너무 예쁘시네요~ 눈호강 제대로 함 ㅋ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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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쥠님들~~~ 소문 듣고 와봤습니다!! 역쉬!! 즐거운 모습들 넘 보기 좋습니다 :D
가이아
잠시 동심으로 돌아간 기차역 퍼포몬스 예술이네요~정은지 주임님을비롯 4분의 물감총놀이가 수원역을 무지개로 만들어 놓았네요~^^
LUCAS
누구에게나 가끔씩의 일탈은 필요해 보입니다. 마냥 어린애처럼 행복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어느새 나도 하얀 캔버스에 들어와 있는 듯 합니다. 이 순간처럼 항상 즐거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