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올해 초 모로코 전동차 수출에 이어 이번에는 필리핀에서 ‘K-철도 운영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총 1,500억 원 규모의 도시철도 운영·유지보수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대한민국 철도 역사상 최초로 해외철도 O&M 사업을 따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영광스러운 필리핀 도시철도 운영·유지보수 수주 사업 성공기와 코레일의 해외사업 도전기를 공개한다.
코레일의 해외사업 수주 도전기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그 역사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말레이시아 전동열차 150량(50편성) 개량 컨설팅을 시작으로 해외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후 2012년 파키스탄 기관차(10량) 개량 수출 및 정비 컨설팅 등 철도차량 분야를 비롯해, 철도 설계 및 건설 기술 자문, 시스템 컨설팅, 타당성 조사, 국제 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그 결과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는 2년 연속 해외사업 연 매출 200억 원을 달성해 해외사업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해외사업 시작 당시 매출액이었던 8억 원의 25배이며,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37.1%에 달하는 등 그야말로 KTX급 속도의 성장세다. 또한, 해당 기간 해외사업 총수주액은 4천억 원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장기적으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성과는 코레일의 해외사업 추진 전략과 그동안 쌓아온 철도 운영·유지보수 기술력과 노하우에 기반한 결과다. 코레일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그간 다방면에서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교류·연수, 건설(설계·기술) 자문, 운영유지보수(O&M) 자문, 운영유지 보수 직접 수행으로 이어지는 4단계 ‘해외사업 표준모델’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2007년 3월 UIC 아시아 철도 정상회의에서 코레일에 국제철도연수센터 설립을 합의해, 2008년 5월 연수센터가 공식 개소되었고, 여기서 58개국,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연수사업을 시행했다(2025년 4월 기준).
국제철도 연수는 코레일의 선진 철도차량 유지보수, 안전관리, 운영정책, IT 기반 철도운송서비스·유지보수 기술 등의 주제로 진행된다. KTX를 정비하는 고양 수도권차량정비단, 서울역 등 철도 현장을 직접 볼 수 있어 연수생의 만족도가 높다. 그 덕분에 아프리카, 중남미, 유럽 등 연수 참여국이 세계 각지로 확대되고 있다. ‘철도한류’를 만들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해외 진출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코레일이 필리핀에서 총 1,500억 원 규모의 도시철도 운영·유지보수 사업을 따냈다. 대한민국 철도 역사상 최초이자, 해외 진출 18년 만에 해외철도를 직접 운영하고, 정비하는 글로벌 철도 운영사로 거듭난 엄청난 쾌거다.
필리핀 해외철도 O&M 사업 수주 성공으로, 코레일은 앞으로 10년 동안 필리핀 도시철도인 마닐라메트로 7호선(MRT-7)의 운영과 정비를 담당하게 된다. MRT-7은 수도권이라고 할 수 있는 메트로 마닐라 지역의 케손(Quezon)과 블라칸(Bulacan) 사이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23km 구간에 14개 역을 건설하고 운영한다. 전체 사업 규모는 발주처인 산미구엘 그룹이 부담한 원천세를 포함해 총 1,500억에 달한다. 이런 성공에는 지난 2016년부터 MRT-7의 설계, 시공, 운영, 유지보수 관련 각종 자문과 협력사업을 수행하며 필리핀의 인프라 산업회사인 산미구엘과 쌓아온 신뢰가 한몫했다.
코레일이 처음 필리핀에 진출한 것은 2012년, LRT-1(경전철) 철도시설개량사업이 시작이었다. 2013년에는 LRT 운영유지보수(O&M) 사업에 산미구엘과 함께 입찰에 참여했다. 그 당시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입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레일의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인정받아 2016년에는 MRT-7 사업에서 함께하게 됐다. 이때부터 철도시스템 설계 및 시공 자문 계약을 체결해 약 7차례 연장하며 파트너십을 돈독히 했다.
장기간 기술 자문은 물론, 170억 원 규모의 MRT-7 O&M 자문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시스템 검증·시험, 시운전, 신뢰성 관리 등에 대해 컨설팅하며 2026년 12월 예정된 MRT-7의 안정적 개통을 지원해 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MRT-7신규 기관사와 관제사에 대한 ‘핵심인력 양성 사업’도 맡아 현지에 최적화된 운영기법 전수에 노력했다. 인력 채용에는 면접관으로 참여하고, 국내에서 이론 및 실습, 필리핀 현지에서 실제 전동차를 통한 실습 등 전반적인 교육과 훈련 과정을 담당했다.
2019년에는 마닐라에 지사를 설립해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하고 다년간의 교류를 통해 쌓은 신뢰로 발주처와의 파트너십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을 통해 해외에서 장기 수익원을 확보하고 이어지는 필리핀 마닐라 연계노선 철도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