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 기자단 2

사천의 숨은 보석,
완사역 기행

글·사진. 서울본부 서울역 이해성 역무원(제8기 사보기자)

첫 방문이었지만 완사역의 고요한 아름다움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진주역에 도착한 나는 잠시 진주냉면을 맛보며 여유를 즐겼다. 진주냉면의 시원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은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충분했다. 이어서, 하루에 몇 대밖에 없는 무궁화호를 타고 완사역으로 향했다. 기차는 금방 도착했고, 내리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 단 세 명뿐이었다.

완사역에 내리자마자 길게 뻗어있는 플랫폼과 역사 옆에 위치한 작은 언덕이 눈에 들어왔다. 언덕은 아마도 화물역으로서 물건을 싣고 내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 차가 언덕 위로 올라오면 화차에 짐을 바로 실을 수 있었던 구조였다.

완사역은 무인역이라 한적했고, 역사 내에는 화장실과 맞이방 같은 최소한의 시설만 있었다. 역 건물은 본래 적벽돌로 지어졌으나, 현재는 흰색으로 새로 마감되어 있었다. 역사를 대충 둘러본 후, 근처에 있는 폐터널을 이용한 와인 보관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원래 기차 터널이었으나, 남강댐 건설로 1999년 폐쇄된 후 2012년부터 다래와인 저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와인갤러리로 개조된 이 터널에서는 참다래, 즉 키위로 만든 다양한 와인을 판매하고 있었다. 와인의 이름은 지역 명소와 연관이 있어 흥미로웠다. 근처 삼천포와 사천이라는 이름을 딴 와인들이 있었고, 키위로 만들어서 화이트 와인만 판매하고 있었다. 와인의 맛은 상큼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완사역은 하루에 20명 안팎의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작은 간이역이다. 예전에, MBC에서 방영한 <간이역>이라는 프로그램을 떠올리며, 완사역은 그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역들보다 훨씬 작은 규모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이역들은 항상 폐역의 위기에 처해 있지만, 완사역은 과거의 역사와 지역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지키고 있었다.

완사역은 1968년 2월 8일에 개업하여, 그 후 1997년 7월 남강댐 건설로 인한 수위 상승 때문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다. 경전선 복선전철화사업으로 인근의 다른 역들은 사라지거나 자리를 옮겼지만, 완사역은 제자리를 지키며 새롭게 단장되었다.

이 작고 조용한 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사천시의 유일한 여객철도역으로서, 완사역은 지역 주민들과 여행객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완사역이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