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백일장 1

르네상스
대전역을 찾아서

글. 임인순 대전역장

大田은 철도의 도시이다.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기 전만 해도 대전은 허허벌판이었다. 한밭(큰밭)이라는 지명처럼 말이다. 그 당시 대전지역은 공주목(牧), 회덕현(縣), 진잠현(縣)에 두루 속하는 촌이었다. 그런 지역에 역(驛)이 들어서고 기차가 정차했다. 신도시라고 할 수 있는 철도관사촌이 생기고, 역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큰 길이 생기고, 건물이 들어서고 더 많은 사람이 모이고... 1914년 회덕군, 진잠군, 공주군 일부가 합쳐져 대전군이 생긴다. 1932년에는 충청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되고 1935년 충청 제1의 도시 대전부(府, 지금의 市)로 승격된다. 그 중심에 철도 대전역이 있었다. 철도 르네상스 시대였다.

이후 대전시는 승승장구 150만 광역시로 발돋움하여 대한민국 주요 도시가 되었다.

대전역 맞이방에 전시하고 있는 옛 르네상스풍의 대전역사(驛舍)

대전역사(驛舍)는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단층 작은 역사로 영업을 시작하여 두 차례 증개축을 통해 1918년 르네상스풍의 멋진 목조 건물로 재탄생하였다. 안타깝게도 1950년 전쟁통에 소실되고 1958년 콘크리트 모던 양식으로 재건되었다가 2004년 KTX 개통과 함께 현재의 모습에 이르고 있다. 르네상스풍의 대전역사는 옛 대구역과 쌍둥이처럼 형태와 구조가 같았다. 옛 대구역사는 1913년부터 1971년까지 콘크리트 건물로 재건축하기 전까지 존치되었다. 아마 목조 건물이 아니었다면 헐리지 않고 지금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내년 1월이면 경부선 개통과 함께 대전역이 영업을 시작한 지 120주년이다. 자칫 추억 속에서도 잊혀질까 하는 마음에 옛 르네상스풍의 대전역 모형을 만들어 맞이방에 전시하고 있다. 이 모형은 대전역에 근무하는 건축학도이자 철도에 관심이 많은 사회복무요원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최근 대전은 철도와 관련된 추억들이 되살아 나며 꿀잼 도시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소제동 관사촌과 카페, 어려운 시절 역을 중심으로 성업했던 인근의 칼국수·두부두루치기 식당, 중식당들이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젊은 세대도 KTX를 타고와 줄을 서고, 56년 대전역 앞에서 찐빵집으로 시작했던 성심당은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요즘 대전과 대전역은 옛 철도역사(歷史)를 자산으로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현재 KTX 대전역과 주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