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자유
INTRO
5월에는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이
자주 떠오르게 마련. 수도권동부본부 주니어보드 위원으로 활약 중인
네 사람이 향긋한 꽃의 세계로 떠났다. 섬세한 손맛을 더하고 진심을 담아
가장 향기롭고 낭만적인 선물을 완성한 과정을 따라가 봤다.
글. 김주희 사진. 박시홍
알록달록한 꽃, 싱그럽고 향긋한 내음, 은은한 조명···. 꽃집 풍경을 마주하자 네 사람은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특별한 도전에 나선 이들은 청량리시설사업소 황보석 대리, 선릉건축사업소 김영후 대리, 청평신호제어사업소 길성범 주임과 이상구 대리로 수도권동부본부 ‘주니어보드(Junior Board)’ 위원이다. 주니어보드란, 차장급 이하의 젊은 실무자로 구성된 청년 이사회로 부서별 소통과 조직문화 개선, 봉사활동 등을 진행한다.
“지난 3월부터 17기 주니어보드 위원 활동을 시작했어요. 인연을 맺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번 체험을 통해 유대감을 더욱 돈독히 하고, 소중한 사람을 위한 선물을 만들어볼 참입니다. 남자 넷이 도란도란 꽃바구니를 만드는 경험도 이색적일 것 같고요(웃음).”
각자 부모님과 아내, 여자친구 그리고 나를 위한 선물을 만들겠다며 각오를 다진 네 사람. 요즘 트렌드에 맞춰 파스텔 톤의 꽃과 푸릇한 소재를 사용해 꽃바구니를 만들기로 한다. 장미, 카네이션, 소국, 스토크로 덩어리가 큰 매스 플라워를 중심으로 사이사이에 꽃 얼굴이 작은 필러플라워와 잎소재를 채워 넣을 예정이다. “잎소재인 머틀허브의 향기를 맡아보세요. 향긋하죠? 레몬 향이 나는 식물로 ‘축복의 나무’라고 불리는데요. 여러분의 일상에 축복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자연의 향기를 가까이 만끽하니 마음에 평온이 찾아드는 것 같다.
플로리스트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운 네 사람은 ‘밑그림’ 작업을 시작으로 꽃꽂이에 돌입한다. 매스플라워를 꽂아 중심을 잡은 후, 동서남북 방향으로 필러플라워와 잎소재를 배치하면 된다. 바구니를 돌려가며 차근차근 신중하게 꽃을 꽂는가 하면 망설임 없이 과감하게 척척 만드는 등 저마다 작업 스타일은 다르지만 초집중 모드로 손길을 더하는 모습이 꽤 진지하다. 김영후 대리는 로맨티스트 면모를 발휘했다.
“프러포즈 할 때 꽃 선물을 해준 이후로는 꽃을 준 적이 없었거든요. 며칠 전 결혼기념일이기도 했고요. 서툴지만 진심과 정성을 담아 완성 중입니다. 오랜만에 꽃 냄새를 맡으며 아내를 떠올리니 연애 시절의 설레는 감정이 되살아나네요. 아내가 기뻐해 주길 바랍니다.”
그저 마음과 손길이 가는 대로, 더없이 자유롭고 향기로운 시간이 흐른다. 얼굴 바로 앞에서 눈높이를 맞추니 꽃과 한결 가까워진다. 생김새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은은히 올라오는 향기에 힐링이 절로 되는 기분이다. 길성범 주임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인 정갈한 형태를 완성해 눈길을 끌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손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니 더욱 행복해집니다. 부모님께서 꽃바구니를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부드럽고 둥근 곡선미를 살리고자 했습니다.”
문주홍 주임은 가볍고 상큼한 비누 향을 기대하며 듀베리, 망고, 살구, 무화과 향료를 골랐다. 잔향을 책임질 베이스 노트는 장고 끝에 싱그러운 베르가모트로 결정!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남자
향수’라는 난제를 기필코 풀어보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 강명재 주임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섹시한 향을 목표로 리슬링, 유자, 체리, 통카빈 향료를 선택했다. 과일·허브·꽃향기가 섞인 리슬링 향을
미들 노트로 하고, 향의 깊이와 온기를 더해주는 앰버 향료를 베이스에 추가해 클래식하면서도 청량한 느낌의 향을 설계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비어 있는 곳을 꽃으로 채우자 한결 풍성해졌다. 꽃바구니에 리본까지 둘러주자 모두 완성이다. 어여쁜 모습에 뿌듯함이 밀려온다. 길성범 주임과 황보석 대리 작품은 아기자기하고 정갈한 균형미가 돋보인다면, 이상구 대리와 김영후 대리 작품은 높낮이가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매력이 특징. 네 사람은 찰칵, 인증사진을 촬영하며 도전을 마무리했다.
“여자친구 선물을 만들었는데 맘에 들어 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주니어보드 위원들과 함께하면서 친밀감이 더해진 것 같아요. 주니어보드 의장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며 활동을 열심히 이어가겠습니다!”
체험이 만족스러운지 황보석 대리가 미소 짓는다. 오늘만큼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 가는 대로 손맛을 발휘한 이상구 대리는 시적 감성을 더한 소감을 밝히며 모두의 찬사를 받았다.
“화려하고 풍성한 실루엣을 살려 저를 위한 선물을 만들었습니다. 꽃바구니의 이름을 붙이자면··· ‘다음엔 너에게’랄까요. 옆에 좋은 사람이 생기면 누군가를 위한 꽃 선물을 주고 싶습니다. 꽃은 누구에게나 행복을 주는 존재라는 걸 다시금 느낀 하루였습니다.”
꽃처럼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게 또 있을까. 플로리스트로 변신한 네 사람의 일상이 아름답게 피어나길, 이들의 동료애가 더욱 깊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