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가족의

조금 특별한 외출

부산경남본부 부산역 설평환 관리역장
× 전북본부 정읍역 임인숙 관리역장
대전충남본부 두정역 설은양 역무원
× 대전동부경찰서 판암파출소 설태양 순경



웹진 <레일로 이어지는 행복+> 앞으로 사연 한 통이 들어왔다. “아빠는 부산역, 엄마는 정읍역, 저는 두정역에서 뿔뿔이 흩어져 일하고 있는 코레일 가족입니다. 각자 지역에서 흩어져 일하고 있지만, 가족을 만나러 갈 때 만큼은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올해 퇴직을 앞둔 아빠를 위해 가족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코레일이 가족 구성원의 인생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찐 코레일 가족의 소중한 순간을 담아봤다.

최선주 / 사진 정우철

코레일에 입사하고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아빠 :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공기업으로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크죠. 그리고 의지만 있으면 대학원 등 공부할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지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성실하게 노력하면 승진의 기회도 고루 주어지고요. 게다가 전국에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어 철도만으로도 여행하기 쉽고, 지역별 맛집 투어도 가능한 것이 좋습니다.

엄마 : 코레일의 다양한 직렬 중에서도 사무영업분야 역시 다양한 업무가 있습니다. 고객을 가까이에서 안내하는 업무에서부터 열차승무, 물류수송, 기획업무까지 분야별로 다양한 업무를 했어요. 그래서인지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루할 틈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딸 : 좋은 점이 정말 많지만, 저는 특히 코레일의 워라밸이 좋았어요. 교대근무를 할 때에는 평일에 사람없는 한적한 놀이공원을 즐기고, 주말이었다면 포기했을 웨이팅긴 맛집들을 기다리지 않고 맘껏 즐겼었거든요. 비번날 퇴근하고 즉흥으로 표를 끊어 서울, 부산, 여수 등 다양한 지역들로 놀러 다녔던 날들이 정말 좋았어요.

아빠, 엄마, 딸 이렇게 세 사람이 모두 ‘코레일 가족’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건 어떠신가요?

아빠 : 처음에는 딸이 코레일에 입사했다는 사실을 주변에 말하지 않았어요. 막상 은양이가 코레일에 들어오고나니 다방면에서 구체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고, 특히 딸이 근무하다가 겪은 어려움을 토로할 때, 직접 겪었던 경험담을 이야기해 줄 수 있어 좋습니다. 회사 이야기에는 어떤 주제든 다른 가족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좋아요.

엄마 : 감사한 일이죠. 지금은 든든한 동료로 너무나 듬직합니다. 하지만 처음에 딸이 코레일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엄마 아빠와는 다른 곳에서 일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때문인지, 마음껏 축하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딸 : 입사 초반에는 조금 조심스러웠던 거 같아요. 엄마, 아빠가 모두 같은 회사에 계시니까 저의 말 한마디, 실수 하나가 부모님 이름에 먹칠이 될 수도 있을 것도 같았거든요. 그런데 제 착각이더라고요.ㅋㅋㅋ 지금은 그런 걱정 하나 없이 마음 편히 다니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단점도 있을까요?

엄마 : 가족 모두 사무영업 직렬이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는게 장점입니다. 하지만 집에서도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할 때면, 퇴근 후에도 아직 사무실에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기도 해요.ㅎㅎ

딸 : 코레일이라는 회사가 다르게 특수한 점들이 많잖아요. 용어부터 시작해서 그게 어떤 원리로 왜 그렇게 되는지, 어떤 규정에 따라서 일이 진행되는지.. 직원이 아니라면 설명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그런데 부모님께는 회사 일이라면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주시니까 더 속 시원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ㅎㅎ ‘T 대마왕’인 엄마, 아빠도 회사일 들어주실 때만큼은 F가 되시거든요! 그리고 부모님과 사내 메신저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은근 좋더라고요. 저희가 각지에 흩어져있다보니 자주 못 만나는데, 코레일메신저에 로그인 알람만 떠도 반가워요. 단점은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 대화를 하다보면 어느새 엄마, 아빠가 아니라 역장님 두 분께 잔소리를 듣고 있는 기분이 종종 든답니다...ㅎㅎ 물론 다 저를 위한 조언이라는건 알지만,, 엄마, 아빠 잔소리 그만!! 플리즈...☆

아들 : 저를 제외하고 모두가 코레일에 다니다 보니, 아무래도 가족들의 대화 주제가 거의 코레일과 관련된 내용으로 흘러가는 일이 잦아요. 저만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대화에 공감하거나 끼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아 조금 외롭기도 했어요. 하지만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이제는 당연한거라고 생각이 들어 충분히 이해돼요.

코레일에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엄마 : 약 20년 전, 친정 아버지 칠순으로 온 가족이 해랑열차를 탔던 게 생각납니다. 그때 해랑열차 홍보방송을 촬영했었는데, 부모님께서 행복해 하시는 모습이 생생해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손녀까지 코레일에 근무하고 있는 걸 보시면, 하늘나라에서 무척 기뻐하실거 같아요.

딸 : 부모님 모두 코레일에 오래 다니셨다보니, 부모님의 회사 동료분들이 오랜 시간동안 저에게는 이모, 삼촌들이었는데요. 코레일에 입사하고나서 이모, 삼촌들로 불렀던 호칭들을 이제는 차장님, 부장님으로 바꿔 부르니 괜히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더라고요. 친근하기만 했던 분들을 업무 관련으로 만나고,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하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모, 삼촌들이 차장님, 부장님으로서도 더욱 멋지고 대단하다는 걸 새삼 많이 느꼈습니다.

아들 : 어렸을 때, 해랑열차나 와인열차 같은 특별한 열차들을 탈 기회가 있었어요. 해랑열차에는 침대칸이 있었는데, 기차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그 기억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생생합니다. 그때 느꼈던 것은, 기차가 이동수단을 넘어서 사람들에게 ‘추억’을 줄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부모님께서 그런 공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퇴직을 앞두고 계신, 아버지께 한마디씩 해주세요. 아버지께서는 퇴직을 앞둔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아빠 : 코레일에서 36년간 일하면서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후회없이 명예 퇴직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부여 받은 것 같아요. 물론 때때로 힘든 일도 있었지만, 소중한 아내와 아들, 딸이 있어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예쁘게 자라 준 딸, 아들이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코레일에 감사하고, 퇴직 후에도 코레일이 승승장구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엄마 : 야근과 비상근무로 회사가 우선이었던 날이면 ‘가족은 다음’이라는 생각이 들어 서운함이 마음이 있기도 했습니다. 지나고오니 그 책임감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싶어요. 덕분에 딸과 아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인으로 성장해 온 것 같아요.

딸 : 제가 코레일에 들어오고 나니 아빠가 지난 36년간 얼마나 치열하게 사셨는지 이제야조금은 알 것 같아요. 어릴 적에는 아빠가 우리보다 회사를 더 좋아한다고 느낀 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게 오히려 저희를 위한 아빠의 희생이었다는 걸 이해해요. 이제는 아빠의 꿈과 취미를 즐기시면서,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채우셨으면 해요. 아빠가 코레일에서 못 다 이룬 꿈들은 제가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해요!

아들 : 아빠! 36년간 철도인으로서 걸어온 것만으로도 대단하신데, 마지막을 부산역장으로마무리 한다는 게 정말 멋져요. 이제는 아빠만의 멋진 인생을 그려나가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퇴직 후 아버지께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아빠 : 하고싶은 게 많아서 여러 가지 일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골에 88세 어머니가 혼자 계시거든요. 퇴직 후 일 년간은 함께 생활하면서 시골집을 리모델링해서 어머니께 더 좋은 집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상추도 심고, 고추도 재배하면서 어머니께 김치와 고추장, 된장 담그는 노하우를 전수 받고 싶고요. 두 번째는 골프 실력을 더 향상시키고, 요리도 배우고 빵과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고 싶습니다. 세 번째는 개인택시를 주 3∼4일 하면서 시간이 되는대로 국내 5일장 시장과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픈 생각이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행정사 자격증으로 공인중개사사무실을 오픈해 제2의 전문 직업인이 되어보고 싶기도 해요.

가족끼리 사진을 찍는 것은 얼마만 인가요?

엄마 : 가족사진은 10년만에 찍는 것 같아요. 코레일 사보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챙겨보고 있는데 가족사진을 찍은 사우들을 볼 때 정말 부러웠거든요.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우리 가족에게도 기회가 생겨 너무나 기쁘고 행복합니다.

딸 : 이렇게 정식으로 가족사진을 찍는 건 정말 딱 10년만이에요! 그 때 당시, 저는 18살 고등학생, 동생은 16살 중학생이었는데요, 10년 사이에 저는 코레일에 입사했고, 동생은 경찰이 되었네요. 이 정도면 저희 부모님 자식농사 성공하신거 맞죠?!ㅎㅎ

앞으로 가족끼리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빠 : 유럽여행을 같이 가고 싶습니다. 특히, 동유럽과 로마가 궁금하네요.

딸 : 이번 가족사진을 계기로 10년마다 가족사진을 계속 찍고 싶어요. 10년 후에는 또 어떤 변화와 좋은 일들이 저희 가족에게 생겼을지 기대돼요.

아들 : 다시 한번 가족들과 해랑열차를 타고 전국을 여행해 보고 싶어요. 특별한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기차 안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그 시간이 저에게는 가장 큰 행복일 것 같습니다.

아빠

항상 긍정적이고 헌신적으로 가족을 지켜준 우리 아내,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살아 줘서 고마워. 우리 가족이 이사를 많이 다녔는데 싫은 소리 않고 매번 응원해 주고 지원해 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어. 정말 고마워. 딸! 항상 밝은 에너지로 우리집의 활력소가 되고, 엄마, 아빠에게 좋은 딸로 자라주어서 고마워. 아들은 어른들께 예의 바르고, 공경하는 듬직한 모습으로 자라주어 고맙다. 우리 가족 파이팅!

엄마

멀리 떨어져 지내다 집에 와서 쉬고 싶을텐데도, 저의 부재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파김치도 담아주고, 먹고 싶은 음식들도 요리해 주면서 한 번도 싫은 내색 하지 않아서 고마워요.
그리고 어릴 적부터 바쁜 엄마 아빠를 이해해주고,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척척 해주는 우리 딸, 아들 고마워. 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엄마는 항상 너희들의 편이라는거 기억해줘. 사랑해♡

아들

늘 저를 응원해줘서 고맙고, 저도 항상 우리 가족 응원 하겠습니다!

제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항상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아빠, 누구보다도 제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단짝친구같은 엄마, 인정하기 싫지만 나보다 더 어른같아 배울 점 많은 설태양까지. 우리 가족 존재만으로도 고맙고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