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 스윗’한 영월 Bro가 만든

‘쏘 스윗’ 쿠키!

반죽을 섞고, 예쁘게 빚고, 꾸미는 게 핵심인 쿠키 만들기.
아기자기함과 섬세함이 요구되는 터라 남자들과는 조금
안 어울리는 것 같은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천의 귀여운 베이킹 카페에 네 남자가 등장한 순간,
이 모든 편견은 깨지지 않을까. 막내의 제안으로 시작된
네 남자의 쿠키 만들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편집실 / 사진 정우철

충북본부 영월신호제어사업소 김건우 전기장, 제천신호팀 설재호 전기장, 영월신호제어사업소 정진모 전기원, 장경관 전기장

이 멤버, 쏘 스윗 그 자체

조금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베이커리 카페에 네 남자가 앞치마를 두르고 섰다. 어쩐지 그 앞치마도 남의 것을 두른 것처럼 어색하지만, 장경관 전기장, 김건우 전기장, 설재호 전기장은 후배의 깜찍한 서프라이즈 이벤트여서인지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렇다. 오늘 귀여운 쿠키 만들기를 제안한 건 바로 네 명 중 가장 막내 정진모 전기원이다.
“지금은 설재호 전기장님이 발령이 났지만, 원래 넷이 함께 일했거든요. 같이 일하면서 많이 친해지기도 했고, 제가 마침 올해 복직하기도 했어요. 이번 기회에 선배들과 즐거운 추억 만들면 좋을 것 같아서 신청했습니다.” 겉으로는 담담하게 말하는 정진모 전기원이지만, 사실 그는 연고도 없는 곳에서, 낯설기만 했던 회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 선배들에게 진심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규직 전환 후 동갑내기 동기들과 떨어져 다른 분야로 발령을 받았어요. 첫 출근을 하고 나니 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선배님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동갑내기는 찾아볼 수 없었죠. 일하는 게 어렵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무서웠던 게 사실이에요. 혼자 책을 보고 해결하려고 해도 잘 안되고요. 하지만 그때 선배들이 ‘뭐가 잘 안되나요?’라고 먼저 물어보면서 친절하게 알려주셨어요. 그렇게 먼저 다가와 준 선배들 덕분에 회사 생활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하하.”

쿠키는 스피드야~

네 사람이 도전할 클래스는 스모어 쿠키 만들기다. “사실 저는 이렇게 만드는 걸 좋아해서, 하자고 했을 때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대됩니다!”라는 장경관 전기장와 달리 김건우 전기장은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라는 표정으로 “저는 만드는 거 안 좋아하는데, 어쩌다 보니 여기 서 있네요. 이왕 온 거 재밌게 만들고 갈게요!”라고 말했다. 설재호 전기장도 체험에 앞선 소감을 전했다. “딱히 나서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누가 하자고 하면 잘 따라가는 편이에요. 왔으니 잘 따라 해볼게요!”
각자 쿠키 만들기에 임하는 각오는 다르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같다. 실로 오랜만에 네 사람이 모인 이 시간을 ‘세상 재미있게’ 보내야겠다는 것.
“진모 전기원이 평소에 내향적인 성격이거든요. MBTI ‘I’ 성향이 강한 친구가 큰마음 먹고 이런 자리를 마련했으니 제대로 즐겨야죠!”
가장 먼저 할 일은 반죽을 섞고 있는 힘껏 젓는 것이다. 버터를 넣고, 설탕을 넣고···.
처음임에도 생각보다 엄청난 속도로 반죽을 젓는 네 사람의 모습에 강사 역시 놀라며 “처음인데도 엄청 빠르게 잘한다”고 칭찬을 건넸다. 볼을 옆구리에 끼고 편한 자세로 열심히 젓던 설재호 전기장은 칭찬을 받자 더 빠른 속도로 반죽 젓기에 재능을 뽐냈다. “이게 힘이 엄청 들어가네요. 팔 운동하는 느낌입니다”라고 말하는 설재호 전기장의 말에 나머지 세 사람이 웃음을 빵 터트린다.

예쁘게 만들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눈 깜짝할 사이에 반죽을 빚는 단계까지 왔다. 58g의 반죽을 총 8덩이를 만들어 내고, 쿠키 반죽 안에 마시멜로를 넣고 마치 만두를 빚듯이 빚어내면 된다. 최대한 매끄럽게 빚는 게 포인트. 반죽 섞는 것에 자신감을 보였던 네 사람은 모양을 내는 게 어려운 눈치다.
정진모 전기원이 “역시 모양을 내는 건 섬세해야 하는 것 같아요. 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선생님의 손길이 네 개의 반죽판을 지나치자 어느새 그럴싸한 쿠키 모양이 완성됐다. 네 사람은 “역시 선생님 금손!”이라며 입을 모았다.
그렇게 성형을 마친 쿠키는 오븐에서 11분 정도 구워져 다시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마지막 마시멜로 위에 슈팅스타, 오레오, 뽀또, 아몬드 봉봉의 과자를 취향껏 꾸미면 끝! “슈팅스타를 올리면 맛있다”는 강사의 말에 너도나도 슈팅스타를 집어 꾸미는 네 사 람. 이들의 취향은 ‘예쁜 것’보다는 ‘맛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우당탕 흘러간 것 같은데, 이렇게 완성이 된 게 신기하네요. 술 마시고, 보드게임 하는 것도 좋지만, 종종 오늘처럼 건전하고 재미있는 취미를 가져봐야겠어요! 진모 전기원 덕분에 즐거운 경험 하고 갑니다!” 누군가는 결혼으로, 누군가는 발령으로···. 각자의 삶에 더 집중하느라 최근에는 이렇다 할 추억거리가 없었다는 이들에게 ‘쿠키 만들기’라는 추억이 업데이트되었으니, 앞으로도 새롭고 재미난 추억을 업데이트하며 끈끈한 선후배로 자리하기를 바란다.

MINI INTERVIEW

장경관 전기장

사실 오기 전에 유튜브 찾아보고 와서 잘할 거로 생각했거든요. 저는 심지어 만두를 빚어보기도 했고요. 그런데 현실은 이상과 아주 다르더라고요.^^;; 만든 쿠키는 아내랑 나눠 먹고, 다음에는 소금빵도 만들어 보고 싶네요!

설재호 전기장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셔서 제가 잘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거의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제 모습에 조금 실망했습니다. 마침, 내일 가족끼리 바비큐 파티가 있는데 후식으로 가져가서 나눠 먹으려고요. 자랑해야죠!

김건우 전기장

반죽을 만드는 데 손이 아프긴 했지만,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손맛을 느끼는 게 재밌었습니다. 타의에 의해 오긴 했지만, 하다 보니까 점점 재미있었어요. 다음에는 같이 번지점프처럼 활동적인 거 하면 좋겠네요.

정진모 전기원

손재주가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해보니까 모양 만드는 게 재밌더라고요. 쿠키 맛이 궁금해서 얼른 먹어보고 싶어요. 제가 다 먹을 것 같지만, 반 만 먹고 주변에 나눠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