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풍경
글. 박영화
투둑투둑.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
눈부시도록 빛나는 따스한 햇살도 좋지만,
봄과 여름 사이, 비 오는 날을 더 좋아합니다.
내리는 비에 대지의 흙은 촉촉해지고,
나뭇잎은 비바람에 맞춰 춤을 추듯 흔들립니다.
물감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빛깔,
비를 만나 더욱 선명한 아름다움이 완성됩니다.
무엇보다 비 오는 날이 좋은 이유는
꽃과 나무, 열매와 상쾌한 대지의 공기가 만드는
신비로운 자연의 향기,
페트리코향(petrichor)을 맡을 수 있어서입니다.
게다가 비오는 날에는 꽃향기도 짙어진다고 하네요.
물 분자에 냄새 분자가 붙어서
향이 잘 퍼지지 않고 한곳에 오래 머물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비 오는 날이면 꽃향기가 요동을 쳤나 봅니다.
투둑투둑.
창을 두드리는 비 오는 소리가
당신을 부르는 것만 같습니다.
밖으로 나가 숨을 크게 들이마셔 보아요.
내리는 비에 더욱더 달콤해진 꽃향기가,
풍부한 자연의 향기가
당신을 미소 짓게 만들 테니까요.
우리, 비 오는 날 꽃 보러 갈래요?